걷다 보니 어느새 달리고 있습니다. (2024.7.14 달리기 시작)
몸이 우울하거나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밖으로 나가서 걷고, 햇볕을 쬐라고 해서 어느 날 문득 아파트 화단을 걸어보았습니다.
기분이 조금 나아졌어요. 싱그러운 꽃도 보고 나뭇잎도 보고요~
며칠 걷다가 우연히 런데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는데 '달리기'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어플이라고 하더군요.
검색해 보니 첫 1회는 1분 정도 뛰고 2분 걷고 4-5번 하길래 1분쯤이야 하고 한번 뛰어 보았습니다.
기분이 더 좋아졌어요. 1주 차는 1분~2분 정도 달립니다. 이쯤이야 하는 생각이 들죠.
이렇게 8주간 30분 연속으로 달릴 수 있게 도와주는 어플이에요. 과연 가능할까요?
참고로 전 결혼 전에도 아이를 낳은 후에도 1분 이상 달려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몸도 과연 가능한 것일까요?
시나브로 1분은 3분이 되고 ...
1주 차를 마치고 나니 이제 아파트 화단 돌기가 약간 시시해졌습니다. 작은 화단을 뱅글뱅글 도는 게 좀 어지럽기도 하고 가까이에 트랙이 있는 운동장이 있어서 (1.5키로 정도인데 처음엔 차를 타고 가서 운동하고 차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완전 초보 러너에다 몸무게도 있어서 혹시 부상의 위험이 있을까 했는데 탄성이 있는 트랙으로 옮기니 훨씬 안정적으로 달리게 되었습니다. 2분 30초, 3분으로 점점 늘어났는데 5~6회를 인터벌로 진행하는 동안 삐그덕거렸던 온몸이 조금씩 기름칠이 되고 맞춰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3분을 뛰는 것도 헉헉거리며 죽을것 같다가도 30초 남았습니다.! 하는 소리에 힘이 번쩍 나서 간신히 달리기 분량을 채우기도 하고요.
3분도 5분도 늘 힘들기만 합니다. 언제쯤 괜찮아지는 것일까요?
그래도 한발 한발 채워가는 성취감이 뜨거운 여름밤 운동장으로 나가게 합니다.
달리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여러 상황도 한몫을 했고요.
1분 뛰기 할 때는 몰랐지만 달리기의 시간이 점점 늘어날수록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고 안 하고는 차이가 있었어요.
다른 분들의 과정을 검색해보니 준비운동을 안 해서 족저근막염이 오기도 하고 무릎통증이 오기도 하더라고요.
운동장에 도착하면 발목-무릎-허리-어깨-목-순으로 스트레칭을 열심히 해주고 5분간 Warm up 운동으로 운동장을 걷습니다. 웜업이 끝나면 런데이의 안내대로 인터벌 달리기를 하고 (달리기 시간은 횟수가 늘어나면서 같이 늘어납니다.)
달리기를 마치면 5분간 cool down 운동으로 운동장을 걸어주고 마무리됩니다.
중간에 여행이나 모임등으로 넘어 가는 날도 많아요~~ 루틴이 깨지면 다시 회복하기도 어렵고요.
달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한참 달리기에 재미를 붙이다가(초반엔 쉽기 때문에 재밌습니다.) 여행을 떠나게 되어서 잠시 멈췄습니다.
몽골에서도 여건이 되면 뛰려고 했는데 여기저기 다 소똥 밭이라 달리기는 불가능했어요.
저 초원을 달리면서도 이리저리 소 똥을 피해서 ^^;; 그래도 사진은 멋지죠 ^^
달리기를 한동안 못했다면 런데이 달성한 부분에서 2-3회 뒤로 가서 복습을 하면 됩니다.
옷차림을 가볍게 하고 살갗을 드러내어
햇빛과 바람을 맞이하기를 바랍니다.
햇빛속에 생명의 숨결이 있고
바람 속에 생명의 손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잊지 마십시오
대지는 그대들의 맨발이 닿을 때 기뻐하고
바람은 그대들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놀고 싶어 한다는 것을 _ 칼릴지브란
어쩌다 보니 2주를 쉬고 다시 뛴다는 게 쉽지 않았지만 기어나가는 마음으로 3회 차를 뒤로 가서 복습을 시작했습니다.
달리면서 살갗에 닿는 바람이 참 좋구나, 기분 좋게 하는 이 마법은 무엇일까 했는데 칼릴지브란은 이런 글을 썼습니다.
운동장을 돌다보면 젊은 남자아이들이 미친 듯이 밤늦도록 족구를 하기도 하고
두 커플이 족구하면서 깔깔거리기도 하고
웃통을 벗도 달리는 멋진 남자도 있고
어색하지만 열심히 걷는 할아버지도 만나고요.
운동장의 사람들은 언제나 참 보기 좋습니다.
바람도 우리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재밌어하는 것 같아요.
오늘도 잠시 바람을 느껴보며 한번 달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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